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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마무리하는 롤 대회, '케스파컵'에 낯선 선수들이 가득한 이유

스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최고의 인기 팀, T1과 젠지가 22일 케스파컵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경기에 나온 선수들의 이름은 다소 낯설었습니다. T1을 상징하는 '페이커' 이상혁도, 젠지의 핵심 '룰러' 박재혁도 없는 생소한 라인업이었죠. 케스파컵에 등록된 로스터를 훑어봐도 이런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몇몇 스타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선수들로 로스터가 꾸려진 탓이죠. 

케스파컵은 스토브리그 종료 직후 펼쳐지는 대회로, 각 팀이 겨울 이적 시장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첫 번째 무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팀은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올해 케스파컵을 조금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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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례지만 누구세요...? 낯선 이름 대거 출몰한 케스파컵

 

2020 케스파컵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는 총 70명인데요. 대회에 참가하는 10개 팀 중 속칭 '1군 선수단' 전원을 등록한 팀은 담원, DRX, 아프리카, 리브, 농심, KT, 한화생명, 프레딧 브리온 등 8개 팀입니다.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보죠. 이번 대회에 등록된 선수 중 LCK 출전 경험이 전무한 선수는 무려 29명에 달합니다. 물론 한화생명의 '모건' 박기태, '아서' 박미르, 프레딧 브리온의 '치프테인' 이재엽 등 중국이나 호주에서 활약한 선수도 있지만, 그들에게도 LCK는 다소 낯선 무대입니다. 

대회 참가팀의 로스터 구성 역시 제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담원과 한화생명인데요.

담원은 '너구리' 장하권의 빈자리를 '칸' 김동하와 '체이시' 김동현으로 메꾼 가운데, 나머지 라인을 2020 롤드컵에 출전한 선수들로 채우며 1군 선수단 위주의 로스터를 꾸렸습니다. 이에 반해, 한화생명은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 등 스타 선수들을 등록하면서도 정글에 아서, '요한' 김요한, '캐드' 조성용 등을 등록하며 최선의 카드 찾기에 나섰습니다. 실전 경험을 통해 주전 선수를 확정 짓고자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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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아서를 포함, 정글에만 세 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출처: 한화생명)

  

완전히 새로운 이름으로만 로스터를 꾸린 팀도 있습니다.

T1은 배성웅 감독, 박세호 코치와 함께 '2군 로스터'로 케스파컵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로치' 김강희, '모글리' 이재하, '호잇' 류호성 등은 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이긴 하지만 이번 케스파컵 로스터에 2020 LCK 스프링, 서머에서 T1 소속으로 뛴 선수가 거의 없다는 건 다소 예상을 벗어난 그림입니다.

젠지 역시 '론리' 한규준, '영재' 고영재 등 다른 팀에서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과 '카리스' 김홍조 등 그간 육성한 선수들로 로스터를 채웠습니다. 두 팀 모두 창단 후 케스파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성적에 욕심을 낼 법했음에도 과감히 주전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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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웅 감독은 2군 선수단을 이끌고 케스파컵에 출전했다 (출처: T1)


# 케스파컵 - 성적보다 실전 경험을 쌓는 무대로 자리 잡다

 

이러한 선수 등록의 흐름은 케스파컵에 대한 팀들의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케스파컵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국내 유일의 <리그 오브 레전드> 토너먼트로, 2015년부터 이어진 대회입니다. 이에 각 팀은 최정예 라인업을 통해 대회 우승컵을 노리곤 했는데요. 

다만, 많은 이는 케스파컵이 상금과 명예 외에 이렇다 할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데다 스토브리그 종료 직후 시작되는 만큼 큰 의미가 없는 대회라고 평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케스파컵에 참여한 팀들은 대회 내내 주전 선수를 출전시키기보다 백업 또는 2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는 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듯합니다.

게다가 LCK는 2021시즌부터 프랜차이즈 제도를 시행하고 1부 리그 외에 별도의 2군, 아카데미 리그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그만큼, 팀들은 더 많은 실전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단순히 1부 리그만 준비하면 됐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2군, 아카데미 선수들에게도 경험치를 먹여가며 리그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앞서 말씀드렸듯 2020 케스파컵에 등록된 선수들 중 다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합니다. 설령 LCK 경험이 있다 해도 대부분 극소수에 불과하죠. 따라서 이들에게 케스파컵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게다가 올해 케스파컵은 시작부터 끝까지 토너먼트로 진행된 과거와 달리 여러 팀과 풀리그+토너먼트로 맞붙는 구조로 개편됐습니다. 경험을 쌓기에 더없이 좋은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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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실전 경험을 더 쌓을 수 있게 됐다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이에 더해, 케스파컵 성적이 정규 시즌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례가 많이 나온 점 역시 대회를 바라보는 구단의 시선을 바꾼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2015 케스파컵 준우승을 차지한 CJ는 이듬해 '매드라이프' 홍민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이탈하며 2부 리그로 강등됐고, 결국 팀은 해체됐습니다. 2018, 2019 케스파컵 준우승을 차지한 젠지와 리브(당시 샌드박스)는 그해 스프링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강등 위기에 빠지기도 했죠. 지난해 케스파컵을 들어 올린 아프리카 역시 스프링 6위, 서머 5위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2019 케스파컵 4강에서 탈락한 T1은 이듬해 스프링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같은 대회 8강에서 떨어진 담원은 2020롤드컵을 재패하며 세계 최강의 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리그 오브 레전드> 토너먼트라는 무게감은 여전하지만, 대회 성적과 정규 시즌의 연결고리가 약함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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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지난 케스파컵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정규 시즌까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2020 케스파컵 - 누군가에겐 '처절한 도전과 증명의 기회'가 될 것

 

2020 케스파컵은 누군가에겐 '경기 감각'을 쌓는 연습 경기에 불과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1군 진입을 위한 처절한 도전과 증명의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스토브리그가 끝난 뒤, 관계자와 팬들은 입을 모아 프레딧 브리온을 꼴찌팀으로 꼽았습니다. 스타 선수도 없을뿐더러 로스터 역시 다소 심심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레딧 브리온은 22일 케스파컵에서 쵸비, 데프트 등 유명 선수들이 즐비한 한화생명을 잡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세간의 시선을 잘 알고 있기에, 독기를 품고 준비하고 있다"던 최우범 감독의 각오가 경기까지 이어진 셈입니다.
  
반면 2020롤드컵 챔피언 담원에게 이번 케스파컵은 증명의 장이 될 전망입니다. 

담원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팀의 핵심으로 꼽힌 너구리를 떠나보냄에 따라 출혈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마주 해야 했습니다. 물론, 너구리의 빈자리에 LCK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칸을 데려오긴 했지만 의문부호를 완전히 걷어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담원은 세간에 존재하는 물음표, '너구리 없이도 잘할 수 있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낯선 선수들이 많은 데다, 실전 경험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과 달리 2020 케스파컵은 연일 치열한 명승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케스파컵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1군 라인업에 진입할 선수는 누구일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팀이 정규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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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01. 행복한
02. 크리스마스
03. 보내시길 바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