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가게.. 이곳 바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나 별로 특별하고 이렇다 할만한것도 없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냥 그런 웨이터다. 특별한거라면 가게에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종종 손님들과 대화하며 음료를 내어드린다는 정도…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은 찾아왔다. 손님이 문을 열자 난 컵을 닦으며 손님쪽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어서오세요. 자리에 앉으시고 원하시는 메뉴 말씀해주십쇼.” 손님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평소처럼.. 똑같은거 주게나” 난 그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 단골이셨군요. 하하, 뭐 항상 똑같이 드리면 될까요?” 침묵이 흘렀다. 손님이 입을 열었다. “조금은 특별하게… 오늘은 특별하게 톡 쏘는 맛을 추가해주면 좋겠군” 난 고개를 끄덕이며 음료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침묵 속에서 음료 휘젓는 소리.. 기계 작동음 등… 말 소리만이 없었다. 난 그때 입을 열었다 “손님은 어째서 저희 가게를 오시는거죠?” 손님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웨이터인 자네가, 그걸 알 필요있나?” 난 호기심 어리게, 조금은 이해한다는듯 말했다 “손님이 항상 시키시는 음료도 결국, 현실도피용 아닌가 싶어서요. 가끔은 현실을 직시할때도 필요한거 아니겠어요?” 손님은 책상을 쾅 치며 이야기했다. “개소리하지말게나! 자네가 뭔데 내 인생을 참견하는가!!!!!” 뻘쭘하고 약간 헛웃음을 보이며 난 말했다 “그럼 어째서 이러시는겁니까.. 그냥 궁금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손님은 잠시 화를 가라 앉힌 후..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이야기해주지” 길고도 긴 이야기였다 이야기 자체는 몇분 안되었지만 듣는 그 과정은 마치 보름은 지나는 기분이었다. “여기까지네.” 그 이야기 안에는 [허망] [외로움] 등.. 그리고 약간에 [달콤함]이 묻어있었다. 이야기가 끝날때 즈음 음료는 완성되었다. 늘 먹던거… 나왔다고 이야기 하고싶었다. 근데 손님에 마음이 공감되자, 나도 슬퍼지려했다 “후… 늘 드시던거, 나왔습니다” 손님은 한입 약간 하시고는 쭉 들이켜 마셨다 “톡 쏘는 맛… 어떠신가요?” 정적 뿐이다. 취한걸까? 손님은 테이블에 드러누웠다. 한숨을 푹 쉬며 나는 다시 음료 제조를 했다 손님에 이야기를 곱씹으며 “하하, 이거 참.. 아마 가게는 오늘부로 끝이겠군” 가끔은 현실 도피를 하고싶을때가 있다. 그게 지금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겨우 이야기일뿐인데, 마음을 울렸다 “자, 주문하신 음료… 나왔군요” 내가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문한 음료였다 난 그걸 쭉 들이킨 후… 테이블에 엎드려 오랜 잠을 잤다. 잠들기 전 마지막 기억은 내가 엎드리기 전, 내 뒤에 있던 메뉴 이름 뿐이다 [락스 온 더 락] … 겨울보다 춥고, 가을보다 외롭지만 봄보다 아름다운…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