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부터 공포이뮨 걸려서 그 이후로 들은 건 더 무섭다해도 내 기준에서는 안 무서웠으니 넘어가고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우리 동네에 이상한 중학생 형누나들이 있었는데 지들끼리 뭔 동아리를 한다고 들음.
맨날 문구점에 파는 500원짜리 공포특급 같은거 들고 다니면서 동네 초딩 몇 데려다 읽어주고 지들은 또 밤되면 산에 가서 소리지르고 다님
아마 공포체험 위주의 동아리였을 거 같음.
암튼 나는 어릴 때 귀신얘기 듣기만 해도 밤새도록 상상하는 상상력폭발하는 문학소년이었고 당연히 그런 무서운 사람들은 피해다녔지만
응 당연히 붙잡힘
그때 들은 이야기가 로봇 귀신이야기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통당토 않은 이야기에 무서운 포인트도 하나 없는데 왜 무서워했나 모름
이야기는 대강 이럼.
어떤 아이의 아버지가 노점상에서 로봇하나를 샀는데 판 사람이 절대로 먹지 말라고 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어리둥절하면서 로봇을 들고 집으로 가 아이에게 선물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아이의 말로는 밤마다 로봇이 말을 한다는 거다. 아이의 아버지는 밤에 아이의 방에서 같이 잤고 그 역시도 로봇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로봇은 곧 자기가 인류를 지배한다고 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로봇을 말을 듣고 잠시 있다가 로봇을 들고 부엌으로 가 냄비에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로봇의 비명과 저주의 목소리가 냄비사이로 새어나왔지만 아이의 아빠는 무시한 채 밤새도록 로봇을 고았다. 푹 고은 로봇탕을 아침에 가족들과 나눠 먹었는데 뱃속에 든 로봇의 조각들이 가족을 전부 로봇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로봇들은 집에서 나와 다른 집으로 들어갔다.
ㅇㅇ 뭔 개소리야 싶은데 당시에는 밤새 이생각하다가 꿈에도 나와서 한동안 로봇 나오는 만화 못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