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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실딱이가 이번시즌 처음으로 골2찍고나서 느낀점(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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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시즌 2부터 롤을 시작했고, 당시 주챔은 미드 카서스였다.

마침 인벤에 부활텔포 카서스로 약파는 놈이 있었는데 (나름 천상계에선 카서스 네임드 유저였다. 닉이 희대? 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씨알도 안먹힐 글러먹은 개소리지만 당시 갓 시작한 늅늅의 눈엔 마치 양판소에 나오는 고기굽는법을 발견한 판타지 주민들처럼 신박해 보였기에 한동안 부활텔포 카서스만 했다.

당시 미드라인에는 그야말로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흉악한 괴물들이 오는 라인이었는데(물론 그땐 다른라인에도 괴물들이 왔었지만) 타게팅 침묵+ 사거리700짜리 궁을 쓰는 카사딘, 인장폭발에 침묵달린 르블랑, 목긋기에 역시 침묵 달린 탈론, 사건의 지평선이 즉발이었던 베이가, 애니비아의 시그니처 픽이었던 프로겐, 미드 스테디셀러 오리아나 등등 (특히 카사딘 시발... 지금도 당연히 맞라인전은 힘들겠지만 그때는 진짜 너무 엿같았다. AOS게임이 아니라 카사딘 꼬리잡기 게임이었다 정말로.. 혹시 시즌2때 카사딘으로 꿀빨면서 불쌍한 카서스 학살하던 놈들이 이 글을 본다면 머리박고 반성하길 바란다)

지금 시즌9에 이놈들을 그대로 가져다 놓으면 1분만에 라이엇 개발자들을 고아로 바꾸고 협곡에 곡소리가 울려퍼지게 만들수 있을것이다.

해보면 알겠지만 점멸에 탈진이나 점화를 들어도 겨우 버티는게 다행인 카서스로 부활 텔포를 들었으니 라인전이 제대로 굴러갈리가 없었다. 항상 타워앞에서 미니언 받아먹는게 일상이었고 한타때는 그냥 벽치고 돌진해서 7초동안 딱콩질 하다가 죽자마자 바로 부활해서 진혼곡 쓰는식으로 운영했었다.

이걸 보고 무슨생각을 할지 충분히 알지만, 어쨌든 그때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한판한판 게임 수만 늘리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시즌이 점차 지나가면서 운영법이라던가 라인관리, 와드 위치, 시야 장악 등의 여러 좋은 정보가 올라오기 시작했으나

필자는 게임은 즐기는걸로 충분하지 무슨 그렇게까지 공부해가면서 할 필요가 있냐 싶었기에 그냥 그날그날 하고싶은 챔피언, 혹은 재미있어 보이는 챔피언을 골라서 개털리곤 했다. 딱히 티어에 미련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시즌 2~시즌 8까지 실버를 벗어나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시즌부터 피즈가 재미있어 보여서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이놈이 생각보다 훨씬 더 꿀챔이란걸 깨닫고 피즈만 파기 시작해서 이번시즌 처음으로 금테를 둘러보고, 지금은 골2 60포에 도착했다. 물론 시즌7? 정도부터 플레티넘인 실친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배우기도 했다. 딜교환 견적, 로밍각 잡는법, 귀환 타이밍, 라인 프리징, 다이브각 보는법 등등.. 확실히 알고 게임하는것과 모른채로 게임하는건 차이가 있었다.

어쨌든 아이언부터 실버까지 6년동안 경험해본 필자의 감상을 여기에 잠깐 적자면, (아이언은 가본적이 없지만, 시즌8까지의 브론즈 하위티어가 아이언과 비슷할것으로 예상하기에 그때의 체감을 작성한다)

아이언(시즌8까지의 브론즈 하위티어): 의외로 픽 자체는 정상적인 픽이 많이 나온다. 물론 가끔가다 원딜 소라카라던가 정글 미포따위의 페이커도 울고갈 참신한 픽이 나오긴 하지만, 일단 픽으로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인게임인데, 일단 라이너는 크게 2가지 타입으로 나눌수 있다.

1. 견제에 미쳐서 정작 자기 cs는 다 흘리는 타입.

보통 원거리 견제기가 있고 초반 라인클리어가 느린 챔을 하는놈들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럭스, 오리아나, 빅토르 같은 챔피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놈들은 미니언 1웨이브보다 짤짤이 한번 더 넣는게 라인전의 목표이기 때문에, cs는 타워가 먹고 왕귀하게 냅두고 어떻게든 견제 한번 더 해서 상대의 피통1칸 깎이는걸 보고 희열을 느끼는 새디스트들이다. 정작 cs는 몇십개 차이가 벌어져도, 당장 눈앞의 샌드백 패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가끔 빅 웨이브 쌓여있는데 스킬 한번 더 맞추겠다고 올라프마냥 닥돌해서 스킬 하나 맞춘 대가로 미니언한테 개쳐맞고 반피 넘게 빠지는 기적의 딜교환을 보여준다.

2. 1의 유형과는 반대로 존버의 극한을 보여주는 타입.

이 타입은 초반에 미니언 수준으로 약캐인 챔피언들이 많은데, 블라디나 케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 타입은 위의 사디스트와는 반대로 맞는걸 즐기는 마조히스트들인지, 상대가 좀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딜교환을 걸어와도 무조건 도망치는 유형이다.

물론 블라디나 케일이 초반 존재감이 바위게 수준으로 낮긴 하지만 적어도 상대 스킬 빠지면 적당히 딜교환을 해야 버티기라도 되는데, 얘네는 평소에 제드나 아트록스 같은 일진들한테 하도 쳐맞은게 ptsd가 된건지 조금만 앞무빙을 보여주면 바로 된장발린 댕댕이마냥 도망치기 바쁘다. 경험담을 잠깐 적자면 한번은 상대가 거의 1분 가까이 안보여서 탈주했나 생각하고 라인 밀었더니 1분동안 타워옆에 뿌리박고 기다리던 놈도 있었다.

그외에도 수많은 혼모노들을 표현할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으나 여백이 부족하여 여기에 다 적을 수 없는점을 양해바란다.

운영법은 오직 하나 '미드 모이죠' 이며 스플릿 하러간다는 탑솔러는 도망치면 터지는 폭탄목걸이를 달았는지 4명이 내려가는게 와드에 보여도 마음만은 트할이 되고싶어서 적진 중앙으로 대가리 찍으러 가는 놈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이언이며, '나는 정상인데 저런 병신들때문에 못올라간다' 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상으로 게임하는데도 저런 병신들과 큐 잡히는 more병신이니, 마음을 비우고 노자의 도덕경을 읽는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브론즈: 아이언과 거의 차이가 없으나, 그나마 무빙이라는 것은 한다. 다만 이 무빙이라는 것은 오직 초반 2분까지의 시간에 한정하여 나타나는것으로, 첫 cs를 먹기 전까진 페이커 싸다구를 왕복으로 후려갈길만큼 화려한 컨트롤을 보여주나, 라인전이 시작되면 방금까지의 무빙은 반인륜적 모 원딜의 헬퍼마냥 찾을수가 없다.

라인관리의 개념이 없는것은 당연하고, 귀환타이밍도 개판으로 잡아서 솔킬 딴놈이 솔킬 따인놈보다 cs와 레벨이 낮은 경우도 발생한다.

정글러의 갱은 정글몹을 다 먹고 우연히 지나가는 길에 라인이 당겨져 있으면 찔러보는것이며, 킬각이 아닌데도 들어가는 신기한 곳이지만 더 신기한건 저렇게 들어가도 솔킬을 따고 온다는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정글차이!!!!' 를 외치는 탑솔러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을 볼수 있는곳이며 다이브를 병적으로 두려워하여 레넥톤 엘리스 골라놓고 양쪽의 탑과 정글 모두 평화롭게 RPG만 하고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수 있다.

오더를 하긴 하는데, 문제는 5명 전부 각자 오더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막힌 확률로 5명의 의견이 동일하고, 거기에 한타까지 대승한다면 그 팀의 분위기는 사랑으로 하나되는 세상이라는것을 보여주듯 서로서로 훈훈한 덕담과 칭찬으로 행복롤의 현실화를 보여준다. 아마 예수가 살아 돌아와도 저렇게 이웃을 사랑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확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타 대패or짤리기or태그팀 매치 등등으로 분위기가 암울해질 경우, 대한민국 정치판을 이곳에서나마 간접적으로 체험해볼수있다. 일찍이 브론즈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어느 장(애)인 가라사대, ' 누가 잘못을 했는지보다 누가 잘못을 했느냐고 믿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라고 하셨으니, 역시 옛말에 틀린것 없다는 것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것으로 보인다.


실버: 어설프게나마 상성, 킬각, 귀환 타이밍 등을 생각하는 티어이며, 나름 경험을 통해서든 무협지 등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든 뇌속의 저장소에 들어있는 지식은 의외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뇌에 필터까지는 장착하지 못한것인지 빙결스카너라던가 빙결스카너라던가 빙결스카너 등의 걸러도 될 정보까지 받아들여서 아군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회에 뉴메타가 등장했을경우 가장 먼저 실험해보는 선구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똥인지 된장인지 보기만 해도 아는 호모 사피엔스의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한것인지, 굳이 똥을 먹어보겠다고 자신의 LP와 팀원의 멘탈까지 함께 똥통으로 끌고가는 호모 에렉투스가 종종 등장한다.

솔킬을 따이면 높은 확률로 '아 저게 안죽네' 가 거의 반드시 등장하며, 이따끔씩 보이는 쿨가이는 '상대미드 노스펠' 이라는 한마디를 던져주며 마치 자신은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지성인이라는것을 어필하고 싶어하는것으로 보인다.

망한 라인은 버리라는 롤계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글러는 인류애가 넘쳐나서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될것이라 믿는것인지 굳이 망한 라인에 갱을 가서 더블킬을 퍼주고, 그렇게 탑과 정글이 정치질에 시동을 걸다가 상대 미드가 로밍가서 한번 더 탑을 따면 탑 정글 미드의 협곡정치 삼분지계가 등장한다.

만약 상대 봇이 먼저 포블을 먹고 탑에 왔을 경우, 일시적으로 휴전 상태가 되나, 그것은 곧 탑 정글 미드 원딜 서폿이 모두 참전하는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폭풍전야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은 멘탈이 나갔으며 이미 게임의 승패는 관심없다는 투로 '전부 차단함' 을 외치고 고독한 늑대를 자처하며 묵묵히 파밍을 하는 츤데레도 있지만, 그 와중에 역전의 가능성이 보이면 누구보다 열심히 한타에 참여하는 열정가이로 바뀐다.

만약 상대팀이 전챗으로 조롱을 시전 할 경우, 역전의 희망이 보이면 이번에는 반대로 이쪽에서 열심히 전챗치기 바쁘며, 넥서스 터지기 몇초전에 'ㅋ' 'ㅌㅊㅇ' '미드캐리 ㅇㅈ?' 등의 전챗이 0.5초간격으로 올라오는것을 목격할수 있다.


골드: 아직 골드2밖에 안되기도 하고, 골드에 있었던 기간이 짧아서 특징이라고 할만큼 큰 변화점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굳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럭키실버' 로 정의할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현재 티어와 챔피언별 승률이며, 시즌2부터 했다는 증거 또한 함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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